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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단편]헤드헌터 3/3

Kyle 2017.07.11 15:58 조회 수 : 4

그 날은 아마도 새벽녘에 악몽을 꾸고 무언가 불안한 날이었다. 뉴스에는 미세먼지 주의보를 보도하고 있었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실내에 머무르라는 얘기를 전하고 있었다. 모든 게 불안했다. 누런 하늘처럼 심장이 두근댔다. 집안 청소를 급히 하고 세수를 하고 이빨을 닦고 대충 얼굴에 크림을 발랐다. 냉장고를 뒤져 딸이 좋아할 반찬거리를 얼른 꺼내 넣었다. 잘 먹지 않는 아이지만 챙겨 주면 맛있다는 얘기는 하는 아이였다.

 

마을버스를 잡아타고. 지하철을 타기까지 심장이 두근대고 있었다. 마치 바람개비가 심장에서 돌 듯, 아니 시뻘건 지렁이들이 심장에 날뛰듯 가슴이 철렁 철렁 뛰고 가라앉았다가 다시 마구 뛰기 시작 했다.

 

지하철 계단을 올라가고 있을 무렵 요란한 앰뷸런스 소리를 들었다. 계단을 다 올라가고 무릎에 시큼함을 느끼고 무언가 심상찮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이 느껴졌다. 저 멀리 딸네 집 부근에 다가갈수록 사람들이 많아지고 웅성웅성 대는 소리가 나고 있었다. 눈앞이 깜깜해졌다. 그리고 국화꽃 같은 투명의 패턴이 눈앞에 보이고 어디론가 훅 사라졌다. 달려갔다. 내 눈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아침부터 두근대는 일들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바짝 마른 딸애 얼굴을 마주 할 수 없었다. 딸애는 이미 없었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

심장안의 지렁이들이 갑자기 가슴을 뚫고 쏟아졌다. 시뻘건 핏덩이들이 쏟아졌다.

 

그렇게 딸애는 사라졌다. 내가 낳은 딸을 이젠 볼 수 없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이제 눈물이 난다. 보고 싶어 울었다.

 

딸애 휴대폰이 울리고 있다. 아마도 잘못 걸린 전화라고 생각했다. 휴대폰에는 딸애 사진과 딸애가 여행했던 도시들과 예쁜 꽃들과 딸애의 친구들 사진이 들어 있다. 너무 사무치게 보고 싶으면 사진을 본다. 사진 속에는 생기 넘치는 웃음을 짓고 있지만 허깨비를 보고 있는 듯하다.

 

다음날도 전화가 울렸다. 좀처럼 끊지 않는다. 전화 받기가 무섭다. 딸애의 오래전 친구인가. 전화를 서랍장 속에 깊이 넣었다. 그리고 옷가지들로 덮어 버렸다.

 

사흘 정도 흘렸을까. 딸애 전화에는 몇 통의 전화가 더 와있었고 충전을 하려고 전원을 연결한 순간 다시 벨이 울렸다.

 

여보세요. 누구시죠? 헤드헌터 뭐라고요?

 

전화를 끊고 갑자기 딸애가 생각났다. 점점 기억은 가늘어지고 있다. 딸애의 마지막 머리모양이 어떠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현관에서 집으로 들어오는 딸애가 생각났다.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아 진통제를 서너 알 차가운 물과 함께 삼켰다.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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